신상.
호구적정연령,
N.Ding
2014. 8. 31. 22:17
스물아홉은, 아주 호구같은 나이다.
무엇인지도, 왜인지도 모르고 바삐 뭔가 해야 할 것 같고.
나이들기전, 지금밖에 할 수 없는 경험도 해야 할 것 같고.
더늦기전에, 이 나이에 어울리는 직장, 돈, 사람도 갖춰야 할 것 같다.
스물일곱때, '스물일곱'이 들어간 제목의 책을 검색한 적이 있었다.
별달리 검색되는 책도 없고, 크게 와닿지도 않았다.
스물아홉때, '스물아홉'이 들어간 제목의 책을 검색해보니.
어마무시하게 많은 책들이 쏟아 지고, 하란것도 많고 하지말란것도 많다.
사실 스물아홉이라는 말보다, 더 충격적인 단어.
'서른즈음'. 에 대한 글들은 발에 채이고 넘친다.
젊고, 새퍼렇게 싱싱하던 청춘에 대한 예찬이.
곧 끝날까봐 두렵고, 내일은 오늘같지 않을까봐 억울하다.
그래서, 아마 스물아홉살을 겨냥한 책도 많고 노래도 많은가보다.
그들의 불안감은.
그들을 학원으로, 서점으로, 여행지로, 이직시장으로, 결혼 FA 시장으로 몰아내는 것 같다.
안해도 될 걱정들을 사서하고.
아무일도 없는데, 아무일도 없음에 불안해하고.
불안하지 않으면, 뒤쳐지는것 같아서 답답해하고.
먼 미래를 생각하다 이직을 생각하고.
결혼을 위해 나를 시장에 내놓고.
그러면서 조금씩 호구가 되어 간다.
호구적정연령은,
아무래도 스물아홉인것 같다.
그나저나. 내일은 오늘보다 더 못생겨지겠지.
그렇다고, 마음이 예뻐지는 기분은 아닌데.
괜히 맘속 깊은곳부터 빡침이 밀려온다.